격투기 경기 도중 나올 수 있는 가장 치명적인 공격은 무엇일까? 어퍼컷? 로킥? 하이킥? 물론 모두 KO를 유발할 수 있는 공격이긴 하지만 '로블로'만큼 위력적이진 못하다.

물론 로블로는 반칙이지만 경기 도중 아주 흔하게 나오는 공격이다. 로블로를 당한 사람이 고통을 느끼는 것은 물론, 그 장면을 보는 팬(특히 남성)들마저 "워어어어!"라는 안타까운 탄식을 지른다.

로블로, 그 끔찍했던 순간들

장면 1

지난 9월 23일 열렸던 '드림 6 미들급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 세미 메인이벤트였던 '미르코 크로캅-알리스타 오브레임' 대결에서 오브레임이 크로캅의 낭심을 니킥으로 세 차례 가격했다. 크로캅은 더 이상 경기를 할 수 없었고, 심판진은 무효 경기를 선언했다. 관중들은 느린 영상을 보며 안타까운 함성을 외쳤다. 크로캅은 경기 후 혈뇨까지 흘리며 괴로워했다.(사진 1)

장면 2

작년 8월 5일 'K-1 월드그랑프리 홍콩' 대회. 8강전이었던 '박용수-무사시' 경기에서 박용수가 로킥으로 무사시의 낭심을 두 차례 가격했다. 무사시는 심각한 타격에 경기를 할 수 없었고, 결국 이 경기는 다른 세 경기가 끝난 후 재개됐다. 박용수를 꺾은 무사시는 준결승에서 왕캉마저 꺾으며 결승에 진출했지만, 왕캉에게마저 급소 공격을 허용했고, 결국 부상으로 결승진출을 포기했다. (사진 2)

국내 페더급 유망주 정찬성은 끔찍했던 로블로의 고통에 대해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낭심보호대를 하지 않고 경기를 했었는데 정통으로 맞았죠. 나중에 병원에 가보니 고환이 엄청나게 부풀어 있더라고요. 게다가 안쪽이 찢어져 병원에 며칠 입원해 있었어요". 김장용은 다행히 로블로를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로블로 없이 경기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기자 역시 로블로를 당해본 적이 있다. 테니스 실습 도중 튀어오르는 테니스 공에 정통으로 맞은 것이다. 기자는 그날 하루 동안 아주 얌전하고 착한 학생이 되었다.

초창기의 UFC 등 무규칙 격투기 룰에서는 허용되었지만, 이제 로블로는 엄연한 반칙이 되었다. 격투기 단체들은 상대를 일격에 무력화시키는 로블로를 방지하기 위해 '파울컵'이라고 불리는 낭심보호대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파울컵, 낭심은 내가 지킨다

파울컵은 간단한 구조다(사진 6). 파울컵의 몸통은 단단하고 두꺼운 플라스틱 재질로 되어있다.(사진6-a) 사발모양으로 움푹하게 들어가 있어 이곳에 낭심이 위치하게 된다. 파울컵의 가장자리(사진6-b)는 자국이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푹신한 고무로 되어 있다.

과연 파울컵의 충격 완화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엠파이트에서 직접 실험을 해봤다. 충격을 일정하게 주기 위해 킥이나 펀치가 아닌 5kg 아령을 약 1m 높이에서 떨어뜨렸다. 아령의 위력은 통무우나 통감자를 산산조각 내버릴 정도로 강력했다.

첫 번째 실험 대상은 생계란. 계란과 파울컵 사이에 일정 공간이 있어 영향이 없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큰 오산이었다. 계란은 아령의 폭격을 받고 산산조각 나 버렸다(사진 5).

두 번째는 통감자였다. 감자는 어린 아이 주먹 만 한 크기였고, 파울컵을 꽉 채울 정도였기에 당연히 완파가 예상됐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감자는 끄덕 없었고, 칼로 벤 듯한 흠집만 났다(사진 4).

세 번째는 바나나였다. 물체와 파울컵 사이의 공간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계란과 비슷한 크기의 바나나 조각을 넣었다. 하지만 바나나는 계란과는 달리 아무런 흠집 하나 없었다. 바나나와 비슷한 크기의 오이 역시 마찬가지였다.

계란 외에 나머지 대상들에는 이상이 없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파울컵이 확실히 충격 흡수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직접 파울컵을 착용해 충격 테스트를 해보기로 했으나, 시간 관계상 생략했다. (-_-);;;

파울컵을 착용했을 때 정통으로 맞는 것보다 옆으로 빗겨 맞을 때가 더욱 고통스럽다고 한다. 정면으로 맞을 땐 파울컵이 충격의 대부분을 흡수해주지만, 옆쪽에서 맞을 땐 파울컵의 가장자리 부분이 고환을 쓸 듯이 가격하기 때문이다.

파울컵을 착용시 주의할 점은 낭심을 파울컵 정중앙에 위치 시켜야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일어날 고통에 대해선 관장님도 책임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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